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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여행자의 시선으로 일상을 보낼 수 있을까?

by 베짱이아재 2026.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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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느 책을 읽다가 꽂힌 문장 있어요.

한국에서도 여행자의 시선으로 살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어머님을 모시고 여행을 하는 내내 작은 변수라도 생길까 긴장과 걱정하며 일정을 소화하다가,
잠깐 혼자서 산책을 하며 비로소 여행 온 것을 실감했다고 해요.
천천히 걸으며 보게 된 풍경에는 현지인들의 삶을 살아내는 표정, 언어, 여행지의 온도와 공기, 하늘의 풍경 등
그제서야 여행자의 감각이 살아났다는 이야기며, 매번 여행을 떠나기에는 부담이 되니,
이러한 여행자의 시선으로 감각을 깨우며 일상에서도 살아가고 싶다는 내용이었어요.

제가 이 문장에 끌린 이유를 곰곰히 생각했어요.
저는 해외 여행은 고사하고 1박 이상의 국내 여행도 다녀온지 몇 년이나 되었고
여행에 대한 동경 때문인지, 저도 일상에서 여행자의 시선과 감각으로 보내고 싶더라고요.

물론 “일상을 여행처럼”이라는 말이,
마치 어는 브랜드의 슬로건이나 옛 광고 카피문구처럼 느껴지지만 꽤 낭만적인 말이잖아요.
여행이라는 것은 지긋지긋하게 느껴지는 일상의 바운더리를 벗어나 낯선 곳을 향유하는 거잖아요.
그렇다는 것은 반복되는 자신의 일상과 바운더리를 여행자처럼 보낸다는 건데,
‘가능한 이야기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어요.

일상을 여행처럼 보낸다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생각이나 삶의 태도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일까요?


생각해보면 ’일상을 여행처럼‘이란 비슷한 말들을
우울감과 무기력에 빠졌을 때 종종 저의 눈에 띄었던 때가 있었어요.
그리고 단조로우면서 지긋지긋하게 느껴지는 일상을 여행처럼 보내려는 행위가
무기력한 자신의 삶을 조금이나마 생기있게 만들어줄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요.

그래서 예전에도, 최근에도 여러번의 시도는 했었어요.
출퇴근 길을 평소와 다르게 해본 적도 있고,
자차를 두고 버스를 이용한 적도 있고,
늘 다니는 길의 경로를 다르게해서 걸었던 적도 있어요.
그 순간에는 잠깐의 생소함은 있었으나, 솔직하게 여행자의 느낌은 없었어요.
마치 무엇인가를 놓친 기분이 들었어요.

무엇을 놓쳤기에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물리적인 경로와 방법만 바꿨을 뿐, 그것을 대하는 저의 ‘감각’은 여전히 지루한 일상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무엇을 놓쳤든, 그게 무엇이든 일상과 여행의 차이를 생각하며,
<여행자의 시선과 감각>이라는 본질에 집중했어요.

사실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제가 유독이 <여행자의 시선과 감각>이 중요하다고 느낀 이유가 있어요.
나이를 먹어갈수록 제가 보내는 일상의 바운더리가 점점 좁아지고 익숙한 것이나 안전한 것만 찾으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을 느끼고 있어요.
물론 이것이 나쁘거나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느끼기에 삶의 생기나 활력이 저하되고,
반복되는 일상으로 심신이 빠르게 지치고 회복이 더디어졌으며
하루를 주체적으로 보내기보다는 끌려다니느라 바빴던 것 같아요.

뇌과학에서도 우리의 뇌가 익숙한 것은 이미 알고있는 정보라 뇌 스스로 필터링해서 지워버린다고 하더군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뭘 했는지, 사람들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겠죠.

결국 핵심은,
단조로운 일상에 <의도적인 변주>를 통해 뇌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거에요.
어떻게 보면 일상에 작은 크랙을 내는 것이고, 다르게 생각하면 나의 감각 향상을 위한 소소한 이벤트를
스스로 만드는 거죠.

사람들이 주말을 이용하여 가까운 근교로 나들이 가든, 휴가를 활용하여 국내 혹은 해외로 길게 여행을 하는 이유는
낯선 곳을 거닐며 보고, 듣고, 맛보고, 추억을 쌓으면서 반복되던 자신의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자극을 받는 거잖아요.
결국 여행을 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일상(업무, 학업, 생업 등)을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캠핑을 시도했던 이유도 일상을 벗어나고 싶었다

각자가 추구하는 여행 스타일은 다르겠지만 대부분 여행 기간, 장소, 방식(자유, 패키지) 등을 정한 뒤에
무엇을 먹고, 어디서 자고,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나름 조사하고 계획을 하겠죠.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 먹고,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을 보고,
그 순간들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을 하고요.

이렇게 여행을 떠올리며 어떤 행위들을 할지 생각하다보니
감각적인 부분이 다르게 반응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일상에서도 여행자의 감각으로 만들고 향상 시킬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스쳤어요.

음식을 고르더라도 평소에 먹지 않았던 메뉴를 선택하여 먹거나,
자주 먹던 음식을 포장하여 집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먹거나,
아니면 동네 산책하다가 발견한 새로운 식당에 가보는 등
익숙한 것이지만 낯선 것을 살짝 얹는 약간의 변주를 주는 거죠.

평소에 먹지 않던 쭈꾸미도 먹어봤다

그러고보니 장소만 바뀌어도 우리의 감각이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을 알 수 있네요.
예를 들어 저는 라면과 고기를 정말정말 좋아하는데, 제일 맛있게 먹었던 때가
캠핑장에서 먹었을 때와 밤낚시하러 갔을 때 먹었던 라면이에요.
늘 먹었던 라면이지만 이상하게 야외에서 먹으면 그렇게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퇴근길에 야외 테라스가 있는 편의점을 발견하면 컵라면에 맥주 한 캔을 할 때가 있어요.

날 것을 선호하지 않지만 맛있게 먹었던 회덮밥


아! 또 다른 책에서 본건데, 일상에서 다른 나라를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해요.
책에서는 라틴 아메리카, 남미를 방구석에서 여행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예를 들어 방구석에서 멕시코를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은 멕시코의 음악이나 영상을 틀어놓고
멕시코의 음식인 타코를 먹는 거에요. (시각적으로는 타코에만 집중하기...;;)

솔직히 여행의 기분까지는 아니어도,
청각적으로 멕시코의 언어에 집중하며 음식을 먹으면 평소 유튜브를 보며 먹었을 때와 다르게
뇌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요즘 하나도 못알아듣지만 일본의 소도시 여행한다는 생각으로
출퇴근 길에 일본어 팟캐스트를 듣고 있는데 음악을 들을 때와 또다른 느낌이더라고요.

동네 카페 탐방 - 로드뷰 카페 -
동네 카페 탐방 - 로드뷰 카페 -

평소에 먹지 않았던 메뉴 먹어보기 “티라미레소”


이처럼 의도적인 환경설정을 통해 여행자의 시선과 감각으로 일상을 보낼 수 있지만,
사실 본인이 의식하지 않으면 그냥 평소와 같은 하루가 되겠죠.

여러분의 일상은 안녕하신가요?

저처럼 반복되고 지루하고 지긋지긋하며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면,
어느날 하루만큼은 여행자의 시선과 감각을 장착하여 익숙한 일상에 낯섬을 선물하는 것이
우리의 뇌에도 삶에 활력을 일으켜줄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 오늘도 살아낸 우리를 응원하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베짱이아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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