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이라고 하기엔 지난 달이 되었네요.
그 때 느꼈던 망설임과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5월 둘째 주 일요일에 문득 바다가 보고 싶었어요.
(1) 이번 휴일은 캠크닉으로
일주일 중 하루 쉬는 날.
매번 느즈막하게 일어나 먹고 자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저 그렇게 휴일이 반복되다 보니,
문득 환기가 필요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캠크닉’이라도 가야겠다며 계획을 세웠죠.
캠린이라 삐까뻔적한 장비들은 없지만,
원터치텐트 하나, 테이블, 의자 이렇게만 있으면 되겠더라구요.
그런데 계획한 시간보다 늦게 일어나서 멘탈이 1차적으로 흔들렸고,
2차적으로 장비들을 현관에 내려놓는데 갑자기 망설여졌어요.

(2) 가면 안되는 이유만 찾는 나
생각해둔 장소로 가는데 대략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고,
캠핑존이 선착순이라 지금 간다해도 원하는 자리는 없을테고,
갔다해도 대략 2~3시간 있다가 돌아오는데
굳이 가야할까란 의구심이 스멀스멀 올라오며 망설이게 되더군요.
가보지도 않았으면서 삐까뻔적한 텐트들 사이에서 초라함을 느낄
자신을 떠올리며 두려워지더군요.
그렇게 저는 “가면 안되는 이유만 계속 찾고 있었어요.”
사실 ’가서 부딪치며 잘 쉬고 오자!!’라는 마음으로 계획했는데,
‘네가 그럼 그렇지‘, ‘네가 뭘 할 수 있겠어?’ 등등의 마음의 소리로
스스로를 상처주는 시간을
대략 4시간 가까이 허비했었어요.
(3) 망설임의 본질에 다가가기
’나는 왜 그렇게 망설였을까?’
언제부터인가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어마어마하게 커졌어요.
낯가림은 있는 편은 맞지만, 어색해도 낯설어도 어느 정도 부딪혔던 것 같은데
40대를 넘어선 지금은 낯선 장소나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마주하면,
망설이고 눈치보다가 회피하는 일이 잦아진 것 같아요.
단순히 나이를 먹어서 겁이 많아지는 걸까요?
아니면 원래 저의 성향인 걸까요?
MBTI 성격유형 검사를 했을 때 I 성향이 조금 높은편이니
그럴 수 있겠다라며 이해할 수 있지만,
내가 원해서 하려는 것 조차 망설이고 미루는 이유는 그것만으로 설명이 되기 힘들 거 같아요.
그리고 나이를 먹은 이유라면 뭔가 서글프게 느껴지네요..
그렇다면 왜 망설이고 두려움을 느꼈던 것일까요?
그 4시간을 복기하며 내면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잘 할 수 있을까?’ 그게 두려웠던 거 같아요.

사실 자주 해보지 않았거나 익숙하지 않으면 우왕좌왕 힘들고 미숙한 것은 당연한 거 잖아요.
그럼에도 ’잘 하고 싶은 욕심‘이 더 크니 ‘어차피 가봤자 잘 하지 못할 거야’란 마음으로
가지 않을 이유를 찾고 만들면서 회피했던 것으로 결론을 내렸어요.
(4) 결국 한 걸음 내딛고 나서
지난 3월~4월 즈음에 읽었던 이연님의 ’모든 일에는 두려움이 따른다‘ 중에서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을 굳이 그냥 해도 된다‘란 구절이 있어요.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흐지부지 보내는 휴일말고,
환기가 필요했던 마음만 생각하고 일단 현관문을 열고 나가보자란 생각을 했어요.
비록 늦잠이라는 변수로 계획은 틀어졌지만,
우디랑 산책을 해야겠다란 생각으로 밖으로 나섰어요.
처음 계획한 곳이 아닌 짝꿍이랑 우디랑 함께 첫 짠내를 맡았던 곳으로 향했어요.
가보지도 않고 지레 겁먹었던 그 자리에는
생각보다 평온한 바다와 따뜻한 햇살, 시원한 바람 그리고 우디의 밝은 표정이었어요.

(5) 나오길 잘했다
처음 계획과는 달랐지만 오랜만에 마주한 일몰과 파도 소리.
그저 바라만 봐도 평온해지는 그 순간이 너무 좋았어요.
캠크닉으로 갔어도 괜찮았겠다란 생각과
가끔이라도 매일 마주한 공간이 아닌 다른 공간을 봐야하는 지
조금은 알 것 같더라구요.
이또한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이걸 보기 위해 4시간동안 내면의 대화를 깊게 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망설임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참 쉽지 않은 거 같아요.
확실히 전 회피 성향이 큰 것을 한 번 더 느낀 날이였어요.
그렇다고 마냥 회피하며 손 쉬운 선택만 하고 싶지 않은 다짐을 살짝쿵 했어요.
어설프고 부족해도 그 순간은 한 순간일 뿐이고
부딪히며 경험치를 지금이라도 쌓으면 그 때의 저보다 확장된 저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러다보면 망설임, 두려움, 불안 등의 감정이 지금보다 조금은 작아지지 않을까요?
누군가에겐 별일 아닐 수도 있지만,
오늘 저에게 있어서는 변화를 위한 꿈틀임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저였다면 쉬운 선택으로 집밖을 나가지 않고
먹고 자고 일어나서 자책하며 다음날 출근을 걱정했을테니까요.
오늘도 살아낸 여러분과 저의 시간을 응원합니다💚
📍비응항 ⚓️
전북 군산시 비응도동 91
🅿️ 주차공간 여유로움
✅ 비응항은 일몰을 보며 멍 때리기 좋으며,
빨간 등대와 하얀등대 앞에서 사진을 찍기 참 좋은 곳입니다
🦮 반려견 산책하기 좋은 곳이지만,
내항과 외항 쪽으로 낚시 하는 분들이 있으니,
산책할 때 낚시바늘에 찔리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전주근교드라이브
#군산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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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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