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독서 기간 : 26. 3. 23 ~ 25
✍️ 한 줄 평 : 이정효 감독은 디깅(digging) 마스터이자 명확한 기준으로 삶을 대하는 사람이다.
최근 K리그 감독 중 에서 가장 핫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이정효 감독이 아닐까 싶어요.
전 광주FC 감독이자 지금은 수원 삼성을 이끌고 있죠. 경기장에서 쪽지나 스케치북, 화이트보드를 들고
열정적으로 코칭하는 모습, 다들 한 번쯤 보셨을 거예요. 이기고 있는 중에도 선수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가끔은 분을 이기지 못해 경고나 퇴장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체 저 뜨거운 열정의 근원은 뭘까?’라며 늘 궁금했었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까 비로소 그 거친 언행들이 마음으로 이해가 되더라고요.
제가 책을 통해 만난 이정효 감독은 그 누구보다 축구를 잘하고 싶어 하고,
온 마음을 다해 전념하는 사람이었어요.
자신만의 명확한 기준이 있으면서도 배움 앞에서는 한없이 유연하고,
원하는 답을 찾기 위해 끝까지 파고드는 진정한 ‘디깅 마스터’랄까요?
자신의 축구 철학을 만들기 위해 지긋지긋한 과정을 묵묵히 견뎌냈고,
늘 절실한 마음으로 최고의 선택을 하려고 몸부림쳤기에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거겠죠.
책을 읽는 내내 ’치열한 전념‘이라는 단어를 사람으로 시각화하면,
저는 ‘이정효‘감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어요.
이 책은 이정효 감독이 삶과 본업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그 태도를 엿볼 수 있게 해 줘요.
덕분에 경기장에서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댔는지도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졌고요.
책을 읽으며 제 마음에 콕 박혔던 세 가지 이야기를 나누어 볼게요.
1. 절실함 :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삶
이정효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스스로 벼랑 끝을 선택하며 걸어왔다고 해요.
내가 걷는 길이 조금이라도 평탄한 것 같다면 애써 스스로를 낭떠러지로 몰아가야 한다.
나 같은 사람은 더욱 그래야 한다.
스스로 낭떠러지 쪽으로 향하지 않더라도 어차피 남들이 나를 그쪽으로 슬쩍슬쩍 떠밀 거다.
아예 내가 알아서 그쪽으로 걸어주는 편이 낫다. (중략)
오늘이 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 정답은 있다, 34-35쪽 발췌 -
사실 이런 팽팽한 긴장감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문장만으로는 온전히 느끼기 힘들잖아요.
게다가 스스로 벼랑 끝으로 걷는 삶은 매 순간 긴장감의 연속되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정효 감독은 어릴 때부터 오직 축구가 정말 좋았고, 잘하고 싶고, 꼭 이기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연습량을 엄청나게 늘렸다고 해요. 스스로 한계까지 몰아붙여서 향상하고자 하는 절실함이 있었던 거죠.
또 늘 냉정하게 자기 객관화를 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워 나간 거죠.
지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마음.
그것이 프로로 일하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첫 번째 마음가짐이다. (중략)
패자한테 건네는 개평 따위, 나는 받을 생각이 없다.
- 정답은 있다, 23-24쪽 발췌 -
이 문장만 봐도 이정효 감독의 지독한 승부욕과 단단한 멘탈이 그대로 느껴지지 않나요?
문득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라는 말이 떠올랐어요. 누구에게도 기댈 곳 없는 절실한 사람은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움직이기 마련이잖아요.
설령 매번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치열한 실행의 과정 속에서 아주 미세하게나마 또 다른 길을 찾고
성장하게 된다고 믿어요. 마치 배수의 진을 친 채 ’될 때까지 밀어붙이는 태도‘처럼 말이죠.
솔직히 ’어떻게 매 순간 이런 팽팽한 긴장감을 품고 살아갈 수 있지?‘싶어 놀랍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게 바로 성장하기 위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태도라는 걸 깨달았어요.
전념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걸 어떻게든 달성해 내고야 마는데,
그 원동력이 바로 ‘절실함’일 테니까요.
문득 가수 비(정지훈)씨가 시즌비시즌에서 했던 말이 떠올랐어요.
나에게 왜 기회가 오지 않는지 불평하기 전에,
그 기회가 왔을 때 낚아챌 수 있을 만큼 나만의 칼을 갈고 있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치열했던 연습생 시절을 회상하며 후배들에게 하는 말이였는데,
그에게는 무대가 간절했던 절실함이 있었기에 그 지독한 연습을 견뎌낸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절실하다는 건 결국 현재에 만족하며 안주하지 않는 태도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이정효 감독의 절실함에 대한 내용들을 보면서 저를 생각하니,
불만은 많으면서 정작 행동은 느려터졌던 제 모습이 보여 뼈아프게 팩폭을 당한 느낌이었어요.
’나는 정말 절실한가? 그에 걸맞은 태도를 보여주고 있나?’라는 질문이 마음속에 툭 남더라고요.
2. 복기와 보완의 반복 : 지루하고 지긋지긋해도 지름길은 없다
명확한 목표를 정하고 자신의 현재 위치를 냉정하게 짚어보며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성장한다는 이야기, 다들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복기하고 보완해야 한다는 것도,
그리고 그 과정이 아무리 지긋지긋하더라도 요행이나 지름길은 없다는 사실도요.
생각해 보면 주변에서 멋지게 성장했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실행->복기->보완->재시도‘라는 지루한 루틴을 무한 반복하고 있더라고요.
우리가 무언가를 처음 배울 때 왕초보 시절에서는 당연히 버벅거리지만,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훌쩍 자란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처럼요.
흔히 말하는 요령이나 노하우라는 것도,
결국 그 지루한 단련의 시간을 버텨낸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보너스 같은 게 아닐까 싶어요.
이걸 우리 개인의 삶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
우선 내가 정한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왜 그걸 이루어야 하는지 나만의 ‘이유(의미)‘를 단단히 세워야 해요.
그다음 자신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을 계획하고 실행하면서
꾸준히 복기하고 보완해야 하죠. 사실 머리로는 너무너무 잘 알고 있지만 마음처럼 안 따라주는 게 늘 문제지만요..
그런데!
열심히 하다가 잠시 멈춰 서서 미루게 되는 것조차 성장의 한 과정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유튜브 주언규PD의 콘텐츠 중 빠니보틀과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남극을 가기 위해서는 아르헨티나, 칠레 등을 거치며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데
그 또한 여행의 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어요.
즉, 최종 목적지 도착해야만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
준비하는 과정과 이동하며 소요되는 시간 또한 ‘여행의 과정’이라는 거겠죠.
그렇다는 것은 잠시 멈춰 서서 미루게 되는 것조차 성장의 한 과정일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저 역시 예전에는 무언가를 시작했다가 미루게 되면 자책을 정말 많이 했어요.
최근 한동안 기록을 외면하며 지냈던 시간 속에서도 그랬고요. 하지만 문제를 인지하고 다시 펜을 들었다면,
그 멈춤 또한 나아가는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정말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결국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니까요.
이정효 감독도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목표에 이르는 길 위에는 지름길이 없다. 결국 하나의 길로 통할 뿐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부족한 것을 하나하나 보완해 가는 것, 그것밖에 없다. (중략)
계속 노력하면 평생 가는 것이 마땅했을 차이가 점점 좁혀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한 끗 차이로 이기게 될 것이다. (중략)
우리가 할 일은 그저 이 지긋지긋한 길을 한 발 한 발 걸어가는 것뿐이다.
- 정답은 있다, 92-93쪽 발췌 -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것들이라도 과정의 반복은 누구에게나 지긋지긋하기 마련이잖아요.
그러니 그저 묵묵히 계속하다 보면 어느새 원하는 목표에 닿아 있거나,
적어도 어제보다 나아진 자신을 만나게 될 거라 믿어요.
3. 기준 정립과 유연함 : 확고한 기준을 갖되, 배울 땐 열린 마음 갖기
이정효 감독은 9년이라는 긴 코치 시절을 보내면서, 훗날 감독이 되면 ‘하고 싶은 축구‘를 꿈꾸는 것과 동시에
’절대 하지 않을 것들’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을 단단히 세웠다고 해요.
책의 두 번째와 세 번째 챕터는 주로 리더의 자질에 관한 내용으로 느껴졌어요. 감독의 시점에서 쓰여서 그렇겠지만,
오히려 이 내용들을 우리 개인의 삶으로 가져와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 모두 자신의 삶의 리더이자 단 한 명뿐인 구성원이니까요.
인생을 대하는 나만의 기준, 정말 중요하죠.
하지 않을 것,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들을 명확히 분류하는 기준 말이에요.
각자의 기준은 살아오며 쌓인 직, 간접적인 경험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타인과의 다름을 이해하면서 조금씩 업데이트되기도 하죠.
이때 조심해야 할 건 자신이 세운 기준만 무조건 옳다는 독선에 빠지거나,
상황에 따라서 자기 편한 대로 기준을 확 뒤집어버리는 태도예요.
동시에 새로운 걸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 공간’도 늘 남겨두어야 해요.
마음의 빈 공간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조언이나 배움이 찾아와도 안으로 들여놓을 수가 없을테니까요.
(아무리 좋은 걸 봐도) 직접 해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었다.
영상을 만들어가며 분석하고, 패턴을 익힐 수 있도록 훈련 방법을 만들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선수들과 구현해 보고.
공부란 건 끝날 줄을 몰랐다.
- 정답은 있다, 10쪽 발췌 -
결국 내가 기존에 알던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유연함,
그리고 그걸 직접 몸으로 부딪쳐 보는 실행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하게 돼요.
나만의 명확한 삶의 기준이 있다면 하루를 보낼 때 불필요한 일은 딱 끊어내고,
하고자 하는 일에 온전히 전념할 수 있을 듯해요. 출처는 불분명하지만,
’좋아하는 걸 찾고 싶다면 오히려 싫어하는 것도 하기 싫은 일을 먼저 적어보라‘ 라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싫은 이유를 파고들다 보면 역설적으로 내가 양보할 수 없는 기준들이 선명해진다는 이야기였죠.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며 불평만 하기보다는,
이처럼 다른 방식으로 시도하며 자신만의 기준을 찾아가는 것 또한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이 아닐까 싶어요.
불만만 가진 사람은 나중에 선수에게도 똑같은 불만을 안기는 지도자가 된다.
불만 앞에서 나는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방안까지 강구하는 사람이
나중에 지도자의 자리에 올랐을 때, 새로운 지도자가 된다.
- 정답은 있다, 248쪽 발췌 -
4. 마치며
이 책을 읽으면서 피치 위에서 거칠게 포효하던 이정효 감독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그가 축구에 있어서 얼마나 지독한 ’디깅 마스터’인지 알 수 있었어요.
살다 보면 누구나 반드시 한 번 이상은 덜컥거리며 걸음이 걸리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저는 그 덜컥거림에 주저앉아 버리기보다, 여전히 능력을 키워 성장하고 싶은 베짱이아재 에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고요.

도저히 풀기가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에도 정답은 존재한다. 나에게 축구란 그랬다.
문제와 조건에 따라 달라질뿐, 정답은 언제나 있다. (중략) 반드시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그리고 ‘어떻게’를 찾기 위하여 나의 몸과 시간을 쏟을 것이다.
- 정답은 있다, 12쪽 발췌 -
압도적으로 슈팅을 때리고도 아쉽게 패했던 지난 주말 안산과의 경기처럼,
축구도 인생도 늘 뜻대로만 풀리지는 않겠죠.
하지만 이정효 감독은 늘 그래왔듯이 코치진,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처절하게 복기하면서
또 다른 정답을 결국 찾아내리라 믿어요.
비록 저는 타 구단을 응원하는 팬이지만, 축구를 대하는 이정효 감독의 절실한 열정만큼은 언제나 열렬히 응원하고 싶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오늘도 살아내는 우리를 응원합니다 🙌
- 베짱이아재 올림🙇🏻♂️
📚 이정효 감독의 <정답은 있다> 책 보러 가기
->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9300024
정답은 있다 - 교보문고
“문제에 따라 매번 달라질 뿐, 정답은 언제나 있다. 축구에도, 삶에도.” 만년 후보선수에서 한국 축구 최고의 전술가가 되기까지 수없이 지고 이기면서 빚어낸 이정효의 강인한 신념
product.kyobobook.co.kr
'독서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무기력은 끝이 있는 싸움일까? (나는 왜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 by 배종빈) (0) | 2026.07.10 |
|---|---|
| 글쓰기는 어쩌면 삶의 숨은 그림 찾기 일지도(여백으로부터 글쓰기 by.수잔 그리핀) (0) | 2026.07.01 |
| 조용했던 인천 구도심 배다리는 왜 떠들석 해졌을까? (우리의 일과 삶에는 더 많은 상상과 실험이 필요하다 by.김해리) (0) | 2026.06.24 |
|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방황하는 당신에게 (모든 것이 되는 법 by. 에밀리 와프닉) (0) | 2026.06.17 |
| 무엇을 보고 듣고 쓰며 생산할 것인가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by 앨런 가넷) (1) | 2026.06.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