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리뷰

권태감이 느껴지는 나날들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by 김아영)

by 베짱이아재 2025. 11. 14.
반응형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by 김아영 ©️북플레저(책 읽어주는남자)


우리는 살아가며 또는 살아내며 수많은 증명을 해야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더 좋은 점수, 학력, 경제적 여유 등등 다른 이들과 비교하며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서 자신이 조금 더 쓸모있는 가치가 있다고요.

사실 전 ‘증명‘에 대해서 심도있게 생각도 고민한 적은 거의 없었어요.
좋아서 했었던 것들이고 그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을 뿐이죠.
그나마 좋아서 했던 것을 통해 꿈을 이루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지만,
능력 부족과 현실에 대한 감각이 부족해서 실패만 증명하였고
지금은 살아내는 것만 신경쓰는 것 같아요.

이 책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를 읽으면서
저자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그 이면에 느껴지는 번아웃과 우울함에 대해 공감을 하면서도
그 시기의 나는 증명하지 못한 것을 자책만 하고 있었을까라며 또 저를 탓하기도 했어요.

저자는 승무원, 학원강사, 기자를 거쳐 지금은 작가이자 쇼핑몰 대표의 업을 하고 있지만,
업이 아닌 삶에서 자신의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찾고자 했고,
타인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이어갈 가치는 스스로에게서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 해요.

책의 구성은 총 4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고,
각각 n번째 걸음으로 표현되어 있어요.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by 김아영 ©️북플레저(책 읽어주는남자)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by 김아영 ©️북플레저(책 읽어주는남자)


각각의 걸음에는 카페, 찻집 등 저자가 방문한 곳을 알 수 있고,
그에 따른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하지만 묵직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저자가 다녀왔던 여행지들의 정보가 맨 마지막 장에 잘 정리되어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찻집과 카페를 꼭 가보고 싶어요ㅎ)


공감이 되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인상깊게 본 내용과 느낀 부분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나의 속도대로 지금을 살아가기


책읠 보기 전까지 문화방송 기자시절 모습과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서 봤던 것과는 다른 부분이 있어서 놀랐어요.
학창시절의 강박증과 지인이라면 겪지 않았으면 할 사회 생활의 불합리한 모습들,
그리고 삶의 끝에 대한 이야기들이
마음이 아프기도했고, 공감됐던 부분들도 많았어요.

그리고 이 책을 보는 내내 느껴진 저자의 모습은
자신의 속도대로 지금을 살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음을 느껴졌고,
삶을 살아내며 자신의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며 행복을 줍줍하는 방법을 발견한  것 같아요.

물론 저자 역시 처음부터 자신의 속도를 찾은 것이 아닌,
삶을 살아내며 에너지를 소진하며 찾았어요.

나의 속도대로 지금을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제가 이해한 것은 가족, 친구, 동료 등의 소리가 아닌,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컨트롤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우리는 자신이 속해있는 조직에서, 가족안에서,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등등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지금의 삶을 살아내고 있잖아요.

여기에서 더 좋은 결과라는 것은 “비교”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인데
“비교”를 통해 누구보다 우월감 혹은 열등감, 우울 등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기도 하죠.
그렇다고 비교란 것이 나쁘거나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비교를 하는 나란 사람이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서
그것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동기부여가 되어 성장하는 트리거가 된다면 다행이지만,
저는 주로 열패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문득 권태로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2. 삶을 소진시키는 권태감


저는 비슷하고 반복적인 하루를 보내다보면 보람도 간혹 있지만,
‘도대체 난 뭐 하고 있지?‘라며 괜스레 회의감이 몰려올 때
권태감에 푹 빠져 허우적 거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리고 그 권태감은 돌연 제 삶을 불행하게 느끼게 해주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자신의 삶을 돌볼 여유없이 직업적인 소명이 우선이 된다면,
아무리 보람되고 성취가 있다해도 자신의 정신적인, 신체적인 에너지가
소진되어 자신의 삶을 한탄할 수 있어요.

수많은 권태의 줄기 위에 한 순간씩 피어나는 것이 보람이라지만,
그 권태의 줄기가 불행을 잉태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는 조금씩 소진되기 시작했다.
불행이 찾아오는 걸 꼭 불운하다고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불행이 있기에 가던 길이 잘못됐음을 탐지할 때도 있으니까.
-본문 148쪽 발췌-


저자는 기자 시절에 몸이 아파도 업을 해내기 위해 아픔을 느껴도 참아가며 견뎌냈고,
다음 날에도 아무일 없다는 듯 출근하여 일하다보니 문득 자신의 에너지가 소진되고 있었다고 해요.
많은 분들이 공감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적든 많든, 비슷한 하루들이 쌓이고 반복되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것이 권태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권태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의미를 스스로 정하느냐에 따라
삶의 변곡점을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자의 표현대로 권태감이 불행을 잉태할 수도 있고,
익숙함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혹은 기회라고도 생각할 수도 있어요.
물론 기회라고 생각하기까지 꽤 많은 흔들림이 있겠지만요.

그렇다면 권태감을 어떻게 해석하고 의미를 정할 수 있을까란 궁금증이 생겼어요.

3.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 채우는 삶


저자가 도쿄의 한적한 골목에 있는 ‘67바이센죠‘라는 카페를 방문했는데,
그곳의 바리스타이자 포토그래퍼와 대화를 나눈 것이 인상깊었어요.

인물 사진을 주로 촬영하는 포토그래퍼이자,
취미로 커피 로스팅을 시작했고,
전문적으로 카페를 운영하며 동시에 촬영 스튜디오가 되기도 한다고 해요.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찬 그의 가게에는 생기가 돌았다.
삶이 눅눅하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그것들이 내 가까이에 있는지 둘러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본문 158쪽 발췌-


특히 ‘삶이 눅눅하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이 부분이 눈에 딱 들어왔어요.
좋아하는 것들은 물건도 될 수 있고, 음악, 식물, 식품 등등 다양한 것들이 될 수 있어요.

제가 애정하던 가게들이나 장소들은 그곳을 운영하는 분들의 취향이 느껴지는 곳이 많았고,
그 공간들은 대부분 생기가 크게 느껴지는 곳들이 많았어요.

사소하고 소소하지만 나만의 취향이 반영된 것들이 오늘 하루를 채운다면,
그것만으로도 권태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최근에 다른 콘텐츠를 보다가 주워들은 거로,
하루 중에서 평소에 하지 않던 것을 해보면 평소와 다른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출퇴근을 할 때 주로 다니던 길이 아닌 경로를 우회해서 가보거나,
교통편을 다르게 이용한다든지, 서점에 들러 책을 구경한다든지 등등
평소에 자신이 하지 않던 것을 해보는 것을 통해서 권태로움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콘텐츠를 보고 저도 저번주에는 퇴근할 때 약 15여년만에 버스를 탔어요.
여전한 꿉꿉한 냄새와 울렁이는 승차감이 느껴지면서 문득 고등학교때가 떠오르더라구요.
덕에 혼자 추억여행하며 킥킥 거렸던 하루였어요.

누군가의 바람이 담긴듯한 스티커 (괜히 귀여웠음)

이 방법외에 더 중요한 것은 집에 나의 취향이 담겨있으면 권태로움은 줄어들 것 같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과 함께 살든, 독립해서 혼자 살든, 배우자와 함께 살든,
자신만의 취향이 담겨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이유는 방전된 나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고, 외부의 소음들을 차단할 수 있으며,
좋아하는 것을 채워져 있다면 더욱 안전하고 즐거운 곳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처럼 좋아하는 것이 물건이든, 사람이든, 식물이든, 무엇이든지
내 하루에 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면 권태로움은 조금 줄어들 것 같아요.

4.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책에서의 걸음은 단순히 저자의 직업의 변화만 뜻하는 것이 아닌,
삶의 여정 속에서 선택과 관계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라고 느껴졌어요,.
그리고 그 모든 걸음의 가장 큰 이유는 행복하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보며 문득 떠오른 영화가 있어요.
‘이웃집에 신이 산다’라는 영화를 아실까요?

간략한 내용으로는 신의 딸 에아가 사춘기인지 반항심에 아빠의 컴퓨터를 해킹해서
지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죽는 날짜를 알게하는 문자를 보내 혼란과 혼돈에 빠집니다.
세상을 구원할 방법은 오로지 새로운 신약성서를 쓰는 방법뿐이고,
에아가 새로운 신약성서에 담을 6명의 사도를 찾아나서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영화처럼 내게 남은 생의 시간을 미리 알고 있다면 어떨까요?
지금처럼, 과거처럼 시간을 흘러가도록 놓아 둘까요? 권태를 느낄 수 있을까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소중하고 사랑하는 감정들로 하루하루를 채우려고 할 것 같아요.

영화 내용처럼 직접적으로 명확한 나의 끝을 알 수 없자만,
우리의 삶은 유한하며 언젠가는 찾아올 영원한 이별의 순간이 있음을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잊고 사는 것은
어제도 있었고, 오늘도 있기에 내일도 있을 거란 당연함의 착각에 빠지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매 순간을 준비하며 살 수 없지만,
우리가 보내는 하루 중 단 1시간이라도 행복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채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삶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죽음만큼 불행한 단어도 없지만,
죽음만큼 삶의 의지를 북돋아 주는 단어가 또 있을까.
(중략)
적당한 성실함과 충분한 연대 속에서 믿음, 소망, 사랑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의 행복은 조금씩 자랄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본문 253쪽 발췌-



오늘은 책을 소개하는 리뷰보다 오히려 책을 통해 느낀 것들에 대한 저의 사견이 많이 담겼네요.
그러함에도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여러분의 걸음을 응원합니다🙌
-베짱이아재 올림🙇🏻‍♂️

<교보문고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보러 가기>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5964641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 김아영 - 교보문고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 돌아가더라도 우린 결국 닿을 거야 방황하고 흔들려도 괜찮아 모두에겐 각자의 계절이 있으니까MBC 전 기자이자 ‘한국방송기자대상’ 수상자인 김아영의 첫 에세

product.kyobobook.co.kr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by 김아영 ©️북플레저(책 읽어주는남자)
반응형

댓글